건축사사무소 VINZIP / 김혜림
“집을 짓고 싶은데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건축주와의 첫 대화였다. 따뜻함과 배려, 낮은 자세와 정중한 목소리에서 범접할 수 없는 자존감이 전해져왔다. 건축주의 따듯함과 함께 공존하는 차가움이 건축물에 그대로 드러나길 바랐다.
틈
은월(銀月)에는 네 군데의 ‘틈’이 있고 틈은 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어주었다. 시선을 환기시켜주고 자연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각 틈을 통해 여러행위가 일어나는데 특히 선큰 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계절에 따라 내·외부에서 동적인 놀이 행위가 일어나고, 때로는 정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가족구성원들이 추억을 만들고 집에 애정을 가지게 만드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뒷집과 맞닿아 있는 북측의 작은 틈은 북향임에도 불구하고 2층 욕실과 1층 다이닝 공간까지 빛이 벽을 타고 스며들어와 내부를 채워준다. 뒷집 마당에 바로 면하여 답답한 벽이 서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틈을 내어주어 뒷집의 조경수도 공생할 수 있도록 하였고 큰 창이 있지만 조경수로 프라이버시는 지키고 내부공간이 외부로 확장되도록 계획하였다.
대지의 모서리 부분의 작은 삼각형 공간의 틈으로 내부의 사생활은 보호되면서 환기와 채광, 조망이 3가지가 함께 이뤄지게 계획하였으며, 2층 외부공간의 작은 틈을 통해 건물 전체의 바람길이 열리도록 하였다. 1층의 단풍나무 주변 조명과 2층 외부공간의 조명을 통해 동네 주민들이 좀 더 안전한 저녁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48㎡
건축면적 122㎡
연면적 293㎡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화강석, 럭스틸
설계팀 김혜림, 민경빈
사진 김용수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세계 AW344 (2024년 1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