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끌어들이기와 피하기
이 집은 전면 11m 폭을 온전히 남향의 거실이 차지한다. 전면의 얼굴은 전체를 창으로 하는 것보다는 빛과 분위기 조절을 위해 벽과 개구부 비율을 적절히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서측 코너 알코브는 바닥 재료가 거실의 다른 부분과 구분된 대형 타일이다. 이곳에서 개울 아래쪽을 바라보면 예상치 못했던 울창한 숲과 안개 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데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써 평온한 시간을 제공하는 곳이다. 아주 절경은 아니더라도 천천히 자세히 바라보면 무척 회화적인 풍경이 들어온다. 물론 은행나무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더욱 환상적이다.
반면에 2층 북쪽 테라스는 5월부터 11월까지는 햇빛을 피해 외부의 자연과 접하는 장소이다. 그늘진 곳에서 식탁을 마주하고 산언덕에서 불어오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는 나뭇가지의 춤추는 장면을 보는 것이 참 아름답다. 후정의 가치와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순간이다. 주택설계 때 이런 것을 놓치면 안타깝기 그지없기 때문에 설계과정에서 수차례 또는 사계절 대지 주변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얘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느낀다.

위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29-9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558㎡

건축면적 110㎡

연면적 169㎡

규모 지상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사진 채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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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