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권위자 위니 마스와 협업
- 시와 손잡고 특별건축구역 선정도
“사실 부산국제건축제(BAF)는 작은 수단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민에게 건축을 알리는 데는도시 곳곳에 좋은 건축물과 공간이 있어서 생활 속에 건축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게 최고죠. 부산 건축 문화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부산건축제조직위원회가 더 힘쓰겠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부산에서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펼쳐진다. 부산국제건축제도 그중 하나다. 2003년 부산건축문화제로 첫발을 내디딘 부산국제건축제는 건축 문화 트렌드를 살피는 건축제와 각종 공모전을 열고, 워크숍을 통해 건축 문화 저변을 넓히는 데 힘쓴다. 21일 부산 시민공원 사랑채 부산건축제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이성호(55) 집행위원장을 만나 조직위의지향점과 올해 계획을 들었다.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이기도 한 이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0대집행위원장에 선임된 데 이어 지난달 연임이 결정돼 2년 더 조직위를 이끈다.
이 집행위원장은 올해 건축제를 ‘열린 행사’라고 설명했다. 벡스코(부산 해운대구)라는 특정장소에서 벗어나 부산 곳곳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특히 현재 리모델링 중인 부산시장 관사가 1순위다.
“부산시장관사는 고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뜻깊은 건축물입니다.리모델링에도 실력 있는건축가가 참여합니다. 리모델링이 완성되면 훌륭한 문화의 장으로 거듭날 거예요. 의미 있는장소에서 건축제를 개막하면 좋겠다고 보고 부산시와 협의 중입니다.”
올해는 워크숍에 무게중심을 둔다. 세계적인 건축가 위니 마스와 MVRDV건축사무소 소속 건축가들을 초청해 부산 건축가와 협업을 통해 부산 도시건축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는것이 목표다. 이 집행위원장은 “예년엔 없던 중요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와 발맞춰 특별건축구역을 선정하는 것도 조직위의 올해 주요 임무다. 지역 건축가와해외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를 잇고, 이들이 협업할 판을 펼치는 것이 조직위의 역할이다. 그는“지난해 9월 조직위가 부산시에 제안한 내용이다. 조직위는 공모가 시작되면 세계적 건축가들에게 공모를 안내하고, 지역 건축가들에게 이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며 “특별건축구역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몇 년 안에 부산에서도 유명 건축가의 건물을 볼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건축도시 부산’이 되려면 건축과 기반시설 건설을 포함한 엔지니어링이 협업하는 입체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미래 부산 랜드마크가 될 북항이 통합계획 아래 개발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거듭 표현했다.
“기존 도시와 연결,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조화 등을 담아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 하는데북항 1단계 개발 과정에서 그런 게 없어 아쉬웠습니다. 2단계는 시작 단계인 만큼 도시 입체화 계획이 시급하다고 봐요. 이 과정에서 건축가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죠. 밥그릇 싸움으로 볼 게 아니라 부산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특히계획 수립 과정에서 세계적인 건축가가 참여해 고정관념을 깰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이 집행위원장은 최근 부산에 둥지를 트는 젊은 건축가가 늘고 있어, 좋게 본다고 했다. 상대적 미개척지로 꼽히는 부산에서 판을 펼치려는 건축가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부산은 바다를끼고 있는 등 건축가가 재능을 펼치기에 좋은 자연환경을 갖췄다. 그는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조직위 역할 중 하나”라며 “수의계약 범위를 넓힌다든지 공공기관이 먼저 젊고 패기 넘치는 건축가에게 작은 기회를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